현재 의사가 암의 재발 가능성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암의 병기. 초기인 1기부터 말기인 4기까지로 구분되는 병기는 ▲암세포의 위벽 침범정도(T) ▲종양주위 림프절 전이 여부(N) ▲다른 장기전이여부(M) 등에 따라 판단해 왔다.
특히 림프절 전이가 없는 환자는 재발의 위험성이 낮다는 그동안의 연구결과에 따라 일반적으로 대부분 항암치료를 하지 않았으나 이들 환자 중에서 수술후 1∼2년만에 재발하여 사망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왔다. 이런 이유로 의학계에서는 치료지침의 보완을 위해 첨단 검사법으로 알려진 분자 생물학적 기법이나 면역염색방법을 적용해왔으나 유전자의 변이 여부, 단백질의 발현등을 관찰하는 검사법은 실험방법에 따라 정확성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있고 비용이 비싸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점들이 지적되어 왔다.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외과 노성훈 교수팀은 맥관이 암의 전이통로라는 점과 암세포의 혈관이나 림프관 침범정도가 암 진행의 중요 요인일 것이라는 점에 착안, 임상에서 쓰이는 광학현미경을 통한 병리조직검사로 맥관의 암세포 존재 여부와 함께 재발률, 생존율을 조사했다.
림프절 전이가 없는 진행성 위암환자 280명을 대상으로 5년이상 추적관찰한 결과 암세포 맥관침습환자 63명(22.5%) 가운데 재발률은 26.8%였으나 맥관침습이 없던 환자 217명(77.5%)의 재발률은 13.5%였던 것. 5년 생존율도 맥관침습이 없던 환자는 87.4%였으나 맥관침습환자는 67.1%로 낮게 나타났다.
노교수의 이번 연구는 새로운 치료기준으로서 의의를 지닌다. 즉, 위암에서 병기는 가장 중요한 예후인자인데, 현재 가장 정확하게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수단인 TNM병기 결정방법으로는 이와 같은 위암환자의 재발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맥관을 통한 검사방법은 새로운 치료기준으로 기능할 것으로 보이며, 예후인자로서도 매우 중요한 의의가 있기 때문이다.
노교수의 연구결과를 미국 외과종양학회지(Annals of Surgical Oncology) 7월호에 게재됐는데 노교수는 “현미경을 이용한 조직검사로 맥관의 암세포가 있는지를 확인하여 수술후 보다 적극적으로 항암치료와 같은 보조치료를 행한다면 위암의 진행을 막는 것은 물론 재발률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의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